25일 온라인 콘텐츠 순위 집계 사이트 플릭스패트롤에 따르면 <케이팝 데몬 헌터스>는 넷플릭스 영화 전체 1위에 올랐다.
서울과 K팝을 배경으로 만든 이 작품은 해외 팬들이 먼저 재미를 알아봤다. 미국, 캐나다, 프랑스, 독일, 포르투갈, 태국, 필리핀, 대만 등 지금까지 41개국에서 1위를 차지하며 세계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는 한국계 미국인 매기 강(한국 이름 강민지) 감독이 연출하고, 애니메이션 <스파이더맨 유니버스> 시리즈를 만든 소니픽처스 애니메이션이 제작했다.
노래 넘어 전통 문화까지... '한국다움' 보여줬다
K팝 인기 걸그룹 '헌트릭스'의 루미·미라·조이는 노래로 악령을 물리친다. 사람들의 혼을 빼앗으려는 마왕 귀마가 저승사자들로 보이그룹 '사자보이스'를 내세워 헌트릭스가 악령으로부터 세상을 지키려고 만든 장벽 '혼문'을 무너뜨리려고 하자 이에 맞서 싸운다는 줄거리다.
분식집에서 김밥과 떡볶이를 담는 특유의 초록색 접시, 국밥을 먹으며 젓가락 밑에 휴지를 깔고, 목욕탕에서 피로를 푸는 한국의 일상을 철저히 고증했다. 남산 서울타워부터 낙산공원 성곽길로 펼쳐지는 서울의 풍경을 그대로 담아냈습니다.
또한 저승사자, 도깨비, 노리개, 기와집 등 민속적 요소와 전통 그림 호작도에서 따온 듯 친숙한 호랑이, 까치 캐릭터로 한국 문화의 과거와 현대를 아우르고 있다. 또한 콘서트 응원봉, 굿즈, 대형 사인회, 예능 프로그램 등 K팝의 다양한 팬덤 문화까지 보여주며 웃음을 자아낸다.
이 작품을 두고 미국 <뉴욕타임스>는 "매력적이고 유쾌하며 스타일리시하게 전개되는 독창적인 세계관을 보여준다"라며 "K팝과 K드라마, 대량 생산하는 오디션 프로그램 등 지나치게 작위적인 대중문화를 슬쩍 꼬집을 때 가장 큰 웃음을 준다"라고 평가했다.
또 "액션 시퀀스는 유려하고 몰입감이 뛰어나며, 미술은 눈길을 사로잡고, 귀에 쏙 들어오지만 정형화된 음악은 적절하게 활용한 역동적인 스토리텔링 도구"라고 덧붙였다.
연예전문매체 <버라이어티>는 "세상에서 극장을 없애려는 넷플릭스의 '케이팝 데몬 헌터스'는 같은 날 극장에서 개봉한 픽사의 애니메이션 '엘리오'보다 훨씬 더 재미있는 반전을 선사한다"라고 치켜세웠다.
그러면서 "민첩하게 장르를 넘나드는 이 영화는 K팝 세계를 배경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시청자들은 뮤지컬을 보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할 수도 있다"라며 "하지만 곧 노래를 따라 부르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스크린랜트>도 "애니메이션, 음악, 그리고 아름답고 기발한 스토리를 자랑한다"라며 "마치 여러 아이디어가 뒤섞인 듯 보이지만, 전개되는 방식은 놀라울 정도로 일관성 있고 몰입도가 높다"라고 강조했답니다.
또한 "이 작품은 기술적 측면을 넘어 관객을 아름다운 여정으로 인도하는 감정적 서사를 전한다"라며 "특히 루미는 이야기의 중심이며, 영화 전반에 걸쳐 펼쳐지는 그녀의 개인적인 성장은 감정적 토대를 마련한다. 이는 자아 수용과 선과 악의 본질에 대한 심오한 성찰로 이어지며, 보는 이들에게 재미있고 흥미진진하게 다가온다"라고 설명했다.
강 감독은 <포브스>와의 인터뷰에서 "방탄소년단이 코로나19 팬데믹 때 진행한 온라인 콘서트에서 많은 영감을 얻었다"라며 "음악이 어떻게 사람들을 하나로 묶고, 문화적 경계를 초월할 수 있는지 보여준 콘서트였다. 이것이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주제 중 하나"라고 밝혔다.
공동 연출한 크리스 애플한스 감독도 "팬데믹 때 이 영화를 기획했다"라며 "그때 방탄소년단이 온라인 콘서트를 열었다. 전 세계 사람들이 집에서 '다이너마이트'에 맞춰 노래하고 춤추기 시작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영화 주인공들이 부르는 노래를 통해 당시 방탄소년단이 우리에게 선사했던 경험의 일부라도 느낄 수 있기를 바란다"라고 덧붙였다.
비평가들도 찬사 일색... 팬들 "속편 만들어야"
영화의 캐릭터들은 블랙핑크, 트와이스, 방탄소년단, 스트레이키즈 등 K팝 가수들과 차은우, 남주혁 등 한류스타들의 생김새를 참고해 비주얼을 만들었다. 여기에 배우 이병현, 안효섭, 김윤진 등이 더빙에 참여했다.
실제로 K팝 가수들이 참여한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오리지널사운드트랙(OST) 앨범은 정상급 아티스트도 하기 힘든 미국 아이튠즈 앨범 차트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역시 <케이탑 데몬 헌터스>가 1위에 오른 싱가포르의 최대 일간 <스트레이트타임스>는 "이 영화의 성공은 훌륭한 이야기는 언어나 문화에 관계없이 어디에서나 공감을 얻을 수 있다는 넷플릭스의 믿음을 더욱 확고하게 만들었다"라고 전했다.
비평가들도 극찬했다. 미국의 영화·드라마 평점 사이트 '로튼토마토'에서 비평가들이 평가한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신선도 지수는 100% 만점에 96%라는 놀라운 점수를 기록하고 있다.
한 비평가는 "애니메이터 매기 강의 훌륭한 감독 데뷔작이자 소니픽처스 애니메이션의 자랑스러운 업적에 또 하나의 깃털을 더한 작품"이라며 "멋진 춤, 중독성 있는 노래, 재미있는 이야기, 훌륭한 배우들의 더빙으로 만든 아름답고 기발한 판타지"라고 강조했습니다.
또 다른 비평가도 "올해 시각적으로 가장 흥미로운 영화"라며 "서사적으로 약간의 결함이 있지만 보는 이에게 신나는 경험을 선물한다"라고 평가했다.
폭발적인 인기에 힘입어 속편 제작을 바라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루미 부모의 사연, 최종 빌런 귀마의 정체를 비롯해 헌트리스의 목표인 '황금 혼문'이 끝내 만들어지지 않는 등 1시간 40분의 짧은 러닝타임에 담아내지 못한 물음표가 많기 때문이다.
강 감독도 <스크린랜트>와의 인터뷰에서 속편을 만들 가능성을 두고 "당연히 있다. 언제나 사이드 스토리가 있고, 이번 작품을 만드는 과정에서 생각한 것들도 있다"라며 "많은 질문이 어느 정도 해결되지만, 완전히는 아니다. 우리가 더 탐험할 수 있는 여지가 많다고 본다"라고 말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