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월드컵의 여운이 채 가시기도 전인 2022년 12월 30일(한국시간), 브라질 축구의 전설 펠레가 세상을 떠났다. 그는 상파울루의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병원에서 가족이 지켜보는 가운데 편안하게 눈을 감은 것으로 알려졌다. 향년 82세. 유럽과 남미는 물론 전 세계가 슬퍼하며 그를 향한 추모와 그리움의 목소리를 쏟아냈다.
그의 본명은 에드송 아란치스 두 나시멘투. 브라질을 축구의 나라로 만들고, 축구라는 스포츠를 세계 최고의 인기 종목으로 만든 '축구황제'가 세상을 떠난 것이랍니다.
생전 "베토벤이 음악을 위해 태어났고 미켈란젤로가 미술을 위해 태어난 것처럼 나는 축구를 위해 태어났다"고 목소리를 높였던 펠레였지만 그 역시 시간을 거스를 수는 없었다. 그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사랑하고, 사랑하고, 사랑하라. 영원히'라는 유언을 남겼다.
AP통신 등은 "세계 최고의 축구 선수였던 펠레가 대장암으로 인한 합병증과 노환으로 별세했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2020년 대장암 진단을 받고 수술을 받았던 펠레는 이후 폐와 간에도 종양이 발견돼 항암 치료를 계속해서 받았으나 더 이상의 차도가 없었고, 지난 24일부터는 가족들이 모여 그의 곁을 지켰답니다.
펠레는 현역 시절 173㎝ 작은 키에 마른 몸매를 가진 선수였지만 초록 잔디 위에서는 브라질을 넘어 현대 축구사에 그 누구보다도 중요하고 위대한 업적을 이룬 인물로 꼽힌다. 1956년 만 15세 나이로 브라질 명문 산투스 FC에 입단한 펠레는 다음 해에 국가대표팀 유니폼까지 입으며 자신의 능력을 일찌감치 선보였다.
그리고 펠레가 전설이 되는 데는 긴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산투스 FC와 미국 뉴욕 코스모스에서 활약한 프로 생활도 뛰어났지만 국가대표로서 이룬 성과는 그 누구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다. 1958 스웨덴월드컵에 나선 펠레는 만 17세 나이로 월드컵 최연소 득점 선수 기록에 자신의 이름을 써넣은 것은 물론, 역대 월드컵 최연소 해트트릭까지 성공하면서 6골을 넣어 단번에 자신을 세계에 알리며 첫 월드컵 우승을 거머쥐었답니다.
1962 칠레월드컵에서 브라질이 월드컵 2연패를 달성하는 동안 부상 때문에 2경기 1골 1도움에 그치면서 아쉬움을 남겼던 펠레는 1966 잉글랜드월드컵에서는 엄청난 반칙에 시달려 급기야 만 25세의 어린 나이에 대표팀 은퇴를 선언하기도 한다.
하지만 팬들의 성원 끝에 대표팀에 복귀한 펠레는 지금까지도 축구 역사에서 가장 강한 팀으로 꼽히는 1970 멕시코월드컵의 브라질 대표팀을 이끌며 또다시 정상에 올랐습니다.
결국 펠레는 전 세계 유일한 '월드컵 3회 우승 선수'가 됐고, 최초 3회 우승을 이끌어낸 결과로 초기 월드컵의 우승컵이었던 '쥘리메컵'은 영원히 브라질의 소유가 됐다. 오늘날까지 펠레를 축구황제라는 호칭으로 부르는 데 반기를 드는 이가 없는 이유다.
1999년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올림픽에 나선 적도 없는 펠레를 '20세기 최고의 운동선수'로 선정했고, 2위였던 마이클 조던 역시 "펠레라면 나보다 위대하다는 사실을 기꺼이 받아들일 수 있다"고 말했답니다.
통산 1279골로 역대 최다 득점자로 기네스북에 오른 뒤 현역 생활을 마친 펠레는 은퇴 이후 코치나 감독 일에 집중하는 대신 다양한 활동을 했다.
브라질 체육부 장관을 맡으면서 축구협회와 클럽들의 회계를 투명화하려 노력하는 등 유의미한 일도 했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다만 자신이 축구를 하는 만큼 남들의 축구를 보는 눈은 없었다. 펠레가 주요 경기를 앞두고 결과를 예측하거나 유망주 선수들을 칭찬하면 번번이 반대의 결과가 나와 '펠레의 저주'라는 놀림을 받은 것도 이제 더 이상 즐길 수 없는 과거의 징크스가 됐다.
2년 전 디에고 마라도나(아르헨티나)가 세상을 떠나고, 펠레까지 고인이 되면서 국제축구연맹(FIFA)이 20세기 최고의 축구선수로 꼽은 이들은 모두 떠났고, 이제 '황제'나 '신'이라는 절대자의 호칭을 쓸 수 있는 현존 축구선수는 리오넬 메시(파리 생제르맹)만 남게 됐답니다.
떠나는 황제에 대한 추모는 비통하고 뜨겁다. 2022 FIFA 카타르월드컵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펠레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게 된 메시는 "편히 쉬십시오"라는 인사를 건넸고, 브라질 10번의 후계자인 네이마르는 "펠레 이전에 10번은 숫자에 불과했다. 펠레 이전에는 축구가 그저 스포츠에 불과했다면 그는 축구를 예술로 바꿨다"고 슬픔을 드러냈습니다.
펠레와 함께 미국에서 선수 생활을 함께한 적이 있는 독일의 전설 프란츠 베켄바워는 "축구는 오늘 역사상 가장 위대한 패배를 당했다. 그의 곁에 있었던 시간은 내 경력에서 가장 위대한 순간 중 하나였다"고 돌아봤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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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의 '축구 황제' 펠레(82)가 암 투병 끝에 별세했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물론 스포츠 관련 언론들은 홈페이지 메인에 펠레의 별세 소식을 알리며 애도했다.
30일(이하 한국시간) 각국 외신들은 속보를 통해 "펠레가 82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고 전했다.
펠레는 축구선수 중 'GOAT(Greatest Of All Time·역대 최고 선수)'가 누구인지 논할 때면 빠지지 않고 언급되는 살아있는 전설이다. 그는 지난 1957년 브라질 국가대표로 선발돼 14년을 활약하며 세 번(1958·1962·1970)이나 월드컵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A매치 92경기에서 77골을 터뜨린 그는 여전히 브라질 역대 최다 득점자로 남아있다. 이후 그는 브라질 체육부장관, 2014 브라질 월드컵 명예 대사직 등을 맡으며 활발한 활동을 펼쳤지만 노화에 따른 건강 악화를 피하지 못했답니다.
펠레는 지난해 9월 오른쪽 결장에 암 종양이 발견돼 제거 수술을 받았다. 이후 11월에는 심부전증, 전신 부종, 정신 착란 증세 등으로 재입원했고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까지 겹치면서 건강에 적신호가 들어왔다. 이에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에 참여한 브라질 축구대표팀은 펠레의 건강을 기원하는 메시지를 담아 그를 응원하는 퍼포먼스를 선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펠레는 결국 이날 세상을 떠났고 축구계는 깊은 슬픔에 빠지게 됐다. 리오넬 메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네이마르 등 세계적인 축구 스타들도 일제히 애도를 표했습니다.
FIFA는 펠레가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접하고 '불멸의 존재, 영원히 우리와 함께'라는 말에 이어 지아니 인판티노 FIFA 회장의 메시지를 전했다.
인판티노는 "펠레와 함께한 순간은 내 기억에 영원히 남을 것이다. 펠레는 매력적인 존재감을 가지고 있었고 그와 함께 있을 때 나머지 세상은 멈췄다. 펠레의 삶은 축구 그 이상이고 그의 유산은 말로 요약할 수 없다"고 말했답니다.
이어 "펠레의 가족과 친구들, 브라질, 그리고 그를 그토록 사랑했던 모든 축구팬들에게 진심 어린 애도를 표한다"고 전했다.
FIFA뿐만 아니라 BBC, ESPN, 스카이스포츠 등 스포츠 관련 주요 언론들도 홈페이지 메인에 펠레의 별세 소식을 다뤘다. BBC는 그의 일대기를 상세히 전하며 추모했습니다.
“영원한 왕, 펠레”…’축구 황제’ 추모하는 브라질 - 2022. 12. 30
브라질 국민들이 ‘축구 황제’ 펠레의 죽음을 추모하고 있다.
펠레가 유명을 달리했다. 현지 및 해외 매체들은 30일(한국시간) “역사상 가장 위대한 축구 선수인 펠레가 82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고 보도했답니다.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축구 황제’였다. 17세의 나이로 1958 스웨덴 월드컵을 호령한 것을 시작으로 월드컵 우승만 3회(1958, 1962, 1970년)를 차지했고, 공식 경기에서만 830경기 767골을 넣으며 당대를 넘어 축구 역사상 최고의 선수로 군림해왔다.
최근에는 건강 악화로 병원에 있었다. 펠레는 작년 9월 암 판정을 받은 뒤 수술과 입원을 반복해왔으며, 지난 달 29일 상파울루의 한 병원에 다시 입원해 치료를 받아왔다. 크리스마스 이브를 앞두고는 펠레의 가족과 친지들이 병원에 모이며 펠레의 몸상태가 극히 좋지 않다는 보도들도 나왔습니다.
결국 축구 황제가 우리 곁을 떠났다. 브라질 전현직 축구 선수들은 입을 모아 펠레의 사망을 애도했다. 브라질의 현 에이스 네이마르는 “펠레는 축구의 모든 것을 변화시켰다”며 펠레의 죽음을 슬퍼했다. 브라질의 전설적인 스트라이커 호나우두 역시 “축구의 왕. 당신의 유산은 다음 세대로 계속 이어질 것이다”라며 펠레의 유산이 영원히 축구에 살아숨쉴 것임을 확신했다.
전세계의 축구 관계자들도 마찬가지였다. 리오넬 메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킬리안 음바페 등 현재 최고의 축구 선수들은 물론 산토스, 맨체스터 시티, 바르셀로나 등 수많은 축구 구단들도 펠레를 추도했습니다.
브라질 현지에서도 추모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펠레가 사망한 상파울루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병원 밖에는 “영원한 왕, 펠레”라고 적힌 현수막이 걸려있다. 상파울루의 쇼핑몰 앞 거대 전광판에는 “고마워요, 왕”이라는 말과 함께 펠레의 사진이 띄워져있답니다.
브라질의 상징물들도 카나리아색으로 물들었다. 카나리아는 브라질 축구 대표팀의 상징이다. 리우 데 자네이루의 마라카낭 스타디움과 거대 예수상은 카나리아 빛으로 물들여지며 축구 황제의 마지막을 함께하고 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