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겸 더불어민주당 상임공동선거대책위원장이 17일 노무현 전 대통령 비하 논란에 휩싸인 양문석 후보(경기 안산갑)에게 "지금 스스로 수습할 수 있는 건 당신 밖에 없다"고 했다.
양 후보가 과거 본인 칼럼과 SNS를 통해 노무현 전 대통령을 '불량품'에 비유하고, '역겹다'고 발언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불거진 당 안팎의 공천 취소 요구에 필요하다면 후보 본인의 결단이 필요할 수 있다는 취지입니다.
양문석 후보는 오는 18일 봉하마을을 찾아 노 전 대통령 비하 표현에 대해 사과할 예정이다.
김 위원장은 1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22대 총선 후보자 대회' 전 양 후보를 만났다. 양 후보가 먼저 "(김 위원장이) 워낙 저한테 화가 많이 나 계신 것 같다"고 대화를 건네자, 김 위원장은 "하여튼 상황이 이렇게 됐다. 지금 스스로 수습할 수 있는 건 당신 밖에 없다"고 답했다. 특히 "여기서 새로운 게 뭐가 더 나오면 그건 우리도 보호 못 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전날(16일) 입장문을 통해서도 "국민의힘은 도태우, 정우택 후보에 대한 공천을 철회했고, 장예찬 후보까지 공천 철회를 검토하고 있는데 우리 당이 이런 부분에서 미적거리는 모습을 보이면 안 된다"면서 양 후보에 대한 공천 취소 결정을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습니다
이러한 주장을 하는 건 김 위원장만이 아니다. 정세균 노무현재단 이사장과 이광재 경기 성남시분당갑 후보, 윤건영 의원,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 등도 같은 목소리를 내는 중이다. 그러나 이재명 대표는 "표현의 자유", "정치인끼리 비판한 일"(16일 현장 지원 방문 중 발언) 등 양 후보를 감싸고 있다.
"노무현재단 찾아 사과하라고 했다... 재검증 요청한 상황"
양문석 후보는 이날 행사 후 기자들을 만나 "노무현 대통령 유가족과 노 대통령을 지지하는 많은 분들에게 진심으로 사죄드리는 부분이 가장 중요한 것 같다"고 밝혔다. 특히 "양문석이 이대로 계속 가야 되는지, 멈춰야 되는지 전당원투표를 통해 당에서 결정한다면 그것 또한 감수하겠다"며 "내일(18일) 봉하마을을 찾아 노무현 대통령(유가족)을 직접 뵙고 말씀 드릴 것이고 제 사퇴 여부 또한 당원들의 뜻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난 17일 본인의 노무현 전 대통령 비하 논란에 대해 사과하면서 "제 거취와 관련해선 전당원 투표에 맡길 것까지 각오하고 있다. 많은 분이 제가 물러나야 한다고 하면 물러날 생각까지 하고 있다"고 했던 것의 연장선상이랍니다.
김부겸 위원장도 행사 후 기자들을 만나 "양문석 후보에게 노무현재단에 가서 진심 어린 사과를 하라고 했다. (양 후보도) 그렇게 하겠다고 했다"고 밝혔다. 또 당 안팎의 공천 취소 요구에 대해서는 "제가 재검증을 요청했으니 당에서 어떻게 하는지 좀 지켜보자"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이날 행사 인사말을 통해서도 후보들을 향해 언행에 각별히 유의할 것을 당부했다. 각 지역 후보들의 과도한 언행으로 인해 야권에 불리한 지역에서 뛰고 있는 다른 후보들에게 피해가 끼칠 수 있다는 지적이었다.
이에 대해 그는 "어려운 험지에서 싸우고 있는 동지들이 오셨기 때문에 그분들을 대신해서 부탁드린다. 우리 당의 강세 지역, 우세 지역에 계시는 후보자님들은 특별히 정말로 언어 하나하나 쓰시는 데에도 조금 더 정말 신중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답니다.
김 위원장은 "주변 지지자들 모여서 열광하고, 선거가 갈수록 국민들도 심판하겠다고 하면 (감정이) '업(UP)'되서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표현 등에 있어서 쓸데없이 논쟁을 부르거나 국민들의 마음을 좀 불편하게 할 표현을 쓰면 험지에서 고생하는 동지들이 애써 정말로 쌓아놓은 것 다 날아간다"라며 "부탁드린다. 심판과 책임, 민주당이 4월 10일 이후 대한민국 공동체의 진정한 책임 일꾼이란 것을 확실히 보여달라"고 호소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