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력 중앙대학교 국악대학 음악극과 졸업 활동 경력 2010년 국립창극단 창극 <청> 에서 주인공 '심청'역 월드뮤직밴드 억스 [AUX] 보컬
국악실내악그룹 '나뷔' 멤버 수상 경력 2005년 전국고산가사국악경연대회 가야금병창부문 대상 2006년 전국해남명랑국악대제전 판소리 일반부 종합대상 2011년 아시안비트 코리아파이널 우승 (억스) 2017 제20회 남도민요전국경창대회 명창부 장려상
송가인 절친' 유명세 넘은 소리꾼, 밴드 억스 서진실 - 2022.02.07
JTBC <풍류대장>의 최종 순위가 발표되던 날 억스(AUX)는 3위에 호명됐다. ‘3라운드’를 목표로 했다던 억스는 더 높이 날아올랐다. ‘AUX(외부입력단자)’가 연결되면 음향, 영상이 흘러나오는 것처럼 밴드 억스만의 음악을 들려주고 싶다는 포부는 어느 정도 성과를 낸 것 같다. 본래 8인조 그룹이지만 개인 사정으로 세 멤버만 경연에 참가했고 그중 보컬이 서진실이다. 그는 프로필 촬영을 제외하곤 오로지 자신에게 쏟아지는 카메라 조명은 처음이라며 설레는 표정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와, 예술이네요. 이런 사진 처음 찍어봐요. 5년 만에 프로필 사진 바꾸게 생겼어요.”(웃음) 무려 5년 동안 고수했다는 휴대폰 배경화면은 세종대왕 초상화였다. 전통 음악을 하는 사람의 개성(?)일 것이란 예상은 보기 좋게 틀렸다.
첫 질문치곤 의외일 수 있겠지만 궁금했어요. 배경화면을 세종대왕으로 한 사람을 처음 봤거든요. 술 마시고 귀가하면 한국사 강의 듣는 걸 좋아해요. 내용은 잘 기억 안 나지만요.(웃음) 그날도 술김에 강의를 듣다가 우리나라를 위한 세종대왕님의 마음이 엄청 크게 다가와서 배경으로 해둔 게 지금까지 온 거예요.
너무 건강한 술주정이네요.(웃음) <풍류대장> 종영 직후에 서울 콘서트도 열고, 전국 투어도 계획돼 있잖아요. 많이 바쁜 시기죠? 의외로 되게 한가하게 지내고 있어요.(웃음) 실은 리프레시 하는 기간이 필요해서 멤버들도 저마다 시간을 보내고 있어요. 경연 내내 빡빡한 편곡 과정을 거쳐야 했거든요. 그땐 너무 정신없이 지나가서 스트레스를 안 받는다고 생각했는데, 마치고 나니 피부도 뒤집어지고… 좀 많이 쉬었답니다.
8인조 밴드인데 세 사람(이우성·김태형)만 <풍류대장>에 참가한 이유는요? 본의 아니게 코로나 시국을 겪다 보니 수입이 없어져서 멤버들이 밴드에만 몰입하기에는 부담을 느꼈어요. 저를 포함한 세 명은 국악을 하는 사람인데, 국악 오디션 프로그램이 언제 또 생길지도 모르고 처음이자 마지막 기회일 것 같았어요. 서로 논의하고 배려해서 셋만 출연하게 됐어요.
결과적으로 좋은 성적을 거둬서 나머지 멤버들이 내심 아쉬웠을 것 같아요. 세미파이널, 파이널 무대는 다 같이 했어요. 처음부터 다 같이 했으면 조금 더 좋은 결과가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은 모두 했을 거예요. 근데 이것도 저희 운명이라고 생각해요.(웃음) 2라운드 경연 보고 ‘우리는 3라운드가 끝이겠구나’ 했는데 이렇게 결승까지 치르게 될 줄은 몰랐던 것입니다
앞서 언급한 대로 <풍류대장>은 국악인들에게 기회였어요. 기회를 잡고 나니 이전과는 환경이 달라지던가요? 지인 연락을 진짜 많이 받았어요. 특히 판소리 스승님은 제가 하는 음악을 인정하지 않으셨는데, 이번에 방송을 보시고서 먼저 연락을 하셨어요. “너 ‘새타령’ 잘하더라”며 칭찬받았을 때 제일 보람이 컸던 것 같아요.
그동안 왜 인정하지 않은 거예요? 선생님은 사실 제가 어떻게 무슨 소리를 하고 돌아다니는지 잘 모르셨어요. 저희는 창극단이나 국립국악원 등 어느 단체에 들어가야만 인정받는 점도 있어요. 안정적인 직장이 최우선이니까요. 개인적으로 공연을 열심히 하고 다녀도 크게 티 나질 않아요. TV에 비치는 밴드는 아니니까 저희 소식이 선생님한테까지 닿지 않더랍니다
억스가 하는 음악은 어떻게 정의하면 좋을까요? 전에는 월드뮤직 밴드, 크로스오버 밴드, 국악밴드라고도 했는데 그냥 ‘밴드 억스’로 하자고 했어요. 장르를 크게 타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렸거든요. 하고 싶은 거 하는 밴드가 되고 싶어요. 경연 때 항상 “저희는 불 같아요”라고 말했는데 그게 맞아요. 비리비리해 보이지만 무대만 올라가면 뿜어 나오는 에너지가 정말 강해요.
전통 음악계에선 ‘크로스오버’를 원하지 않는 사람들도 있겠죠? 요즘엔 그런 틀이 많이 깨진 것 같아요. 저희 아버지도 국악 하시는 분인데, 억스가 결성된 초기만 해도 싫어하셨어요. 창극단이나 국악원에 들어가야지 뭘 하는 거냐고요. 그러다가 억스 첫 콘서트를 보고선 저희를 엄청 좋아하고 직접 홍보도 하세요. 어느 분이 “그 집 딸은 판소리하는 애 치고 목소리가 너무 얇지 않아?”라고 하면, 아버지가 “우리 진실이는 트렌디한 음색이야”라고 하신대요. 드디어 나를 응원하시는구나, 완전한 제 편이 생겼답니다.
국악을 시작한 데 아버지의 영향이 컸겠어요. 아무래도 어릴 때부터 아버지를 따라다니면서 국악, 무용, 가야금 하는 사람들을 봐와서 ‘나도 해보고 싶다’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던 것 같아요. 예술은 타고나는 게 절반이라고 생각해요. 특히 소리하는 사람은 목이 탄탄하고 음색도 좋아야 해요. 저는 절반만 타고났어요. 음색이나 목청은 좋은데 목이 되게 약한 편이거든요. 대학생 때까지만 해도 이렇게 목소리가 안 나왔어요. 항상 쉬어 있어서 고음 내기가 힘들었는데 노력으로 뚫은 케이스랍니다.